기타 히어로 3

게임정보 2008. 5. 14. 01:03

樂 마니아들 모여라

불후의 록명곡들 게임서 연주

조작법은 호불호 논란 있을듯

`짧은 인생, 끌리면 몰입하라'

처음 발매될 때만 하더라도 `과연 어느 정도일까'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던 기타 히어로 시리즈도 벌써 세 번째 정규작을 내놓을 정도의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기타 히어로 앙코르가 2편 이후에 발매됐으나, 일단 정식 발매가 되지 않은 관계로 제외한다).

`록 음악을 연주한다'라는 단순 명료한 컨셉만으로 성공한 이 게임, 팬이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록의 세계야 워낙 방대한 만큼 수록곡의 호, 불호를 가르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이며, 게임 방식은 크게 바뀌지 않았고, 여기에 깜짝 놀랄 만한 추가 요소까지 포함돼 있다. 이 정도면 훌륭한 후속작이라고 불리기에 아무 문제도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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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곡들 게임에서 연주할 수 있는 게임=음악 씬에는 언제나 훌륭한 밴드와 음악이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특히 록음악에 있어서 전성기는 지금보다는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정도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까지도 좋아하는 훌륭한 밴드들이 이 시기에 가장 열정적으로 활동했기 때문이며, 수많은 명곡들 역시 이 시기에 탄생했다.

기타 히어로는 이러한 명곡들을 게임에서 연주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게임이다. 특히 별도의 기타 컨트롤러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 기분도 한껏 더 느낄 수 있으며, 수록곡 역시 이 시기의 록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것들뿐이다.

지나치게 어렵지 않을까, 내지는 너무 유치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안심해도 좋을 것 같다. 게임 방식부터 시작해서 선곡이나 게임의 줄거리, 심지어는 게임의 아트웍까지도 `딱 그 시절의 것들'이다. 지금까지의 음악 게임들이 음악과 게임의 조화에 힘써왔다면, 기타 히어로는 마치 가상 현실과도 같이 음악을 즐길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갖고 있다고 보면 좋을 것이다.

◇진정한 록커로 한 발짝 더 나간 당신=기타 히어로3는 이러한 시리즈의 훌륭한 전통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좋았던 시절의 명곡들을 잘 골라냈을 뿐 아니라, 전편과는 달리 상당수가 해당 밴드의 실제 연주를 가져다가 사용하고 있다.(2편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음악들이 게임 제작사에서 새로 녹음된 것들이었다.)

여기에, 록팬들이라면 잊을 수 없을 만한 이름들인 브렛 마이클스(보컬, 포이즌), 슬래쉬 (기타리스트, 건즈 앤 로지스), 탐 모렐로(기타리스트, 레이지 어겐스트 더 머신) 그리고 섹스 피스톨즈의 멤버들이 실제 제작에 참여해 더욱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드는 데 일조 했다. 특히 슬래쉬와 탐 모렐로의 잼(즉흥 연주) 대결은 그 자체만으로도 전편에서 느낄 수 없던 독특한 재미를 줄 뿐 아니라 이들이 연주하는 음악 역시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기타 히어로3만의 오리지널 음원이라는 데서 그 가치를 가진다.

한 마디로, 기타 히어로3는 단순히 예전의 곡을 즐긴다는 컨셉에서 한 단계 발전해, `그 음악을 그 사람들과 함께' 즐긴다는 새로운 재미를 주고 있다.

단 컨트롤러에 대해서는 약간의 호, 불호가 있을 듯하다. 일단 가끔 접촉 이상이 있는 경우가 있으며, 일부 구버전 컨트롤러의 경우 3편에서 제대로 인식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필자의 경우 2편과 3편의 컨트롤러를 이용해 둘이 게임을 즐기려 했으나, 2편 컨트롤러의 인식 문제가 있어 결국 내부를 뜯어내고 간단한 개조를 거쳤다). 사실상 패드로 즐기기는 어려운 게임이므로,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제작사 측에서 좀 더 신경을 써 줬다면 어떨까 싶다.

◇한글화가 없어도 빛나는 게임=한글화에 대해서는 호, 불호가 엇갈리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한글화가 안 된 편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기타 히어로의 음악이나 분위기, 심지어는 게임에서 사용되는 폰트 하나하나 조차도 완벽한 록 음악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우리나라에 `아, 이 폰트는 록음악의 그것이구나' 할 만한 게 있을지 의문이다.

예를 들어 닌텐도DS의 `놀러오세요. 동물의 숲'처럼 한글화가 안 되면 즐기기 어렵다거나, 한글화를 통해서도 그 분위기를 십분 잘 살려낼 수 있는 게임이라면(예를 들면 엑스박스 360의 `프로젝트 고담 레이싱 4') 당연히 한글화를 환영하겠지만, 이 게임의 경우 오히려 영문 그대로 즐길 때 그 느낌을 완전히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무래도 모든 콘텐츠가 번역을 거쳐야만 되는 건 아니라고 판단된다.

사실 이 게임은 모든 이들에게 권할 수 있을 만한 게임은 아니다. 일단 록 음악 자체가 모든 이들이 즐기는 문화는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글을 보고 `재미있겠다'라고 느꼈다면 굳이 망설일 필요는 없을 듯하다. 망설이는 동안 시간은 점점 흘러가고, 당신이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시간은 계속 줄어들 뿐이니까. 엑스박스360, 플레이스테이션 2, 3, 위(Wii) 그리고 PC에서 즐길 수 있다.

각주

1980년대 영화 중 St. Elmo's Fire라는 영화가 있다. 굳이 번역한다면 `세인트 엘모의 불'이 되겠지만, 기실 이는 항해 중에 일어나는 기상 현상 중 하나를 얘기하는 고유 명사이다. 하지만 영화의 사운드 트랙은 `세인트 엘모의 열정'이라는 그나마 무난한 제목으로 수입됐던 데 반해, 나중에 발매된 비디오는 `세인트 엘모의 폭발'이라는 정체 불명의 제목으로 나왔던 일이 있다.

이러한 번역 센스의 끝을 보여주는 나라는 사실 일본이다. 대단히 훌륭한 번역 제목이라고 생각했던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원제: As Good as It Gets)'는 일본에서 `연애 소설가'라고 나온 적도 있다.

※본 리뷰는 엑스박스 360판을 기준으로 작성됐다. 대부분의 내용은 플레이스테이션2와 3 그리고 위(Wii)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지만, 일부 수록곡과 게임 진행 방법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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