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게이트:런던

게임리뷰 2008. 2. 10. 16:04
롤플레잉과 일인칭 슈팅게임의 접목

헬게이트, 디아블로 명성 잇다

스토리ㆍ레벨업 새롭게 진화

아이템 루팅은 퇴화 아쉬움


디 아블로는 실시간 액션 롤플레잉의 원조 격으로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 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불후의 명작이다. 디아블로는 기존에 정적인 형태의 롤플레잉 게임을 벗어나 핵앤슬래시(Hack&Slash: 괴물을 때려잡아 아이템, 경험치를 얻는 방식)로 표방되는 타격감이 살아 있는 게임으로 많은 액션 RPG 게이머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다양한 아이템 체계와 인채트시스템(아이템의 기능을 강화한다거나, 업그레이드 시키고, 조합을 통해서 강력한 능력을 발휘하게끔 하는 시스템), 질리지 않는 랜덤 맵 구성, 그리고 배틀넷과 연계된 파티플레이는 이후 많은 RPG 게임의 기준이 됐으며, 이후 어떠한 게임도 디아블로의 시스템에서 크게 자유롭지는 못했다.

따라서 디아블로의 대표적인 개발자의 한 사람이었던 빌로퍼가 만든 `헬게이트:런던'은 그 명성만큼이나 서비스 이전부터 많은 관심과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익숙한 것과 새로운 것의 조화=헬게이트:런던은 우선 디아블로가 실시간 액션과 롤플레잉 게임의 요소를 접목시켜 새로운 재미를 창출한 것과 같이, 익숙한 것과 새로운 것의 적절한 조화를 제시했다. 롤플레잉과 일인칭 슈팅 게임의 접목이 바로 그것이다.

이 전 디아블로가 그랬듯이 사뭇 달라 보이는 두 장르의 결합은 확실히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일인칭 슈팅 게임을 하며 많이 부족했던 스토리와 레벨 업이라는 부족한 점을 헬게이트는 잘 보완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기존 근접전 형태로 전개되는 여타의 롤플레잉게임과는 또 다른 형태의 재미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명확한 한계도 갖고 있다. 이런 두 장르의 장점만을 취했다고는 하지만 일인칭 슈팅 게임의 일격필살의 타격감도 액션 게임의 짜릿한 손맛도 헬게이트에서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게임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뭔가 2% 부족한 느낌이다.

그만큼 디아블로 때와는 달리 일인칭 슈팅 게임과 롤플레잉 게임이 진화했기 때문일 듯 싶다. 각각의 장르에서 완성도가 높은 게임들을 워낙 많이 접했기 때문에 디아블로와 같은 파격적인 느낌을 받을 수는 없는 게 아닌가 싶다. 신선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헬게이트:런던을 말하면서 디아블로를 언급하지 않을 수는 없을 듯 싶다. 게임의 여러 부분에서 디아블로와 유사한 부분들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랜덤 맵 구조나 보상체계뿐만 아니라 아이템 체계들이 디아블로의 그것과 거의 동일하다.

혹자들이 헬게이트:런던을 `디아블로3'라고 부르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을 듯 싶다. 특히 몹들을 물리치면 쏟아지는 다양한 종류의 아이템들은 그 대표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듯 싶다.

◇ 디아블로에서 진화했으나 퇴화도 있어=이런 면에서 분명 헬게이트:런던은 진화한 모습도 있지만 분명 퇴화한 부분도 있다. 그래픽이나 사운드와 같은 외적인 측면에서는 뛰어난 진보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사운드 측면에서는 음산하고 괴기스러운 느낌의 게임분위기를 잘 살려내어 게임의 몰입도를 더 한층 끌어 올렸다. 그리고 조작감 또한 뛰어나서 1인칭 시점과 3인칭 시점을 넘나들며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불편함이 없게 움직일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아이템 루팅과 같은 부분은 크게 퇴화한 느낌이다. 파티원끼리 치열한 아이템 쟁탈전도 없을 뿐더러, 아이템 강화를 위한 재료 수집을 위해 모든 아이템을 줍고 분해하는 것은 불필요한 피로도만 가중시키는 듯 싶다. 특히 작은 인벤토리는 항상 가득 차 있게되어 게임의 맥을 끊는 요소로 작용한다. 파티플레이에서는 이런 부분은 더욱 심해져 파티플레이의 단절로까지 작용하는 부작용을 갖고 있다.

이런 부분 외에 솔로잉 플레이 위주로 흐르는 게임의 구성 또한 아쉬움이 큰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파티플레이를 권장하는 형태로 게임이 구성돼 있지만 스테이션을 통한 파티구성에 한계가 있으며,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요소가 현재로서는 부족한 탓으로 쉽게 파티를 맺기도 어려워 온라인 게임이란 것이 무색할 정도다. 오픈초기 상황으로 그밖에 아쉬운 부분들이 많이 눈에 띄나 차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헬게이 트:런던은 전반적으로 무척이나 잘 만들었고 재미있는 게임이다. 기존 디아블로 이용자들뿐만 아니라 일인칭 슈팅 게임이나 여타의 온라인 게이머들에게 적극적으로 권장할만한 게임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온라인이 기존 패키지 게임의 연장선에 서있을 뿐 커뮤니티와 같은 온라인적 요소가 의외로 많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분명 현 시점에서 재미있고 해 볼만 하지만 온라인 게임과 같이 오랜 시간 동안 장시간 지속적으로 반복하기에는 뭔가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만 보강된다면 디아블로의 뒤를 있는 또 하나의 명작게임으로 자리 잡지 않을까 싶다.
Posted by Redvir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