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골프를 선두로 가상(Virtual: V)스포츠시장이 만개하고 있다. V스포츠는 실제로 뛰고 뒹구는 스포츠환경을 가상현실(VR)기술로 재현한 신종 레저산업을 지칭하는 말이다.

 기존 e스포츠(PC게임)가 재미를 위해 비현실적 환경을 설정하는데 비해 V스포츠는 사용자가 착각할 정도의 극사실주의를 지향하며 실제 운동효과가 있다는데 근본적 차이점이 있다.

  V스포츠 시장의 대표주자는 스크린골프다. 대형스크린을 향해서 호쾌한 샷을 날리는 스크린골프는 전국 2100개 업소를 돌파하면서 4년째 시장규모가 두배씩 성장해 올해는 3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 1위의 스크린 골프 대국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세계 스크린골프 수요의 75%를 한국시장이 석권했고 기술수준도 국내 기업이 훨씬 앞선다. 실제 골프장의 경사면까지 고려해서 타석이 기울어지는 시뮬레이션 기술은 한국에서 가장 먼저 실용화했다.

 타격시 골프클럽의 미묘한 각도 변화를 인식해서 공이 날라가는 방향과 비거리를 실제 필드에 맞추는 것도 국산 장비의 정확도가 더 낫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또한 네트워크를 통해서 전국의 골프방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게임을 펼치면서 우승자를 고르는 토너먼트 대회도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실내 골프연습장 전체를 가상 필드로 만드는 차세대 VR기술(사진)도 다음달 서울 목동의 한 골프연습장에 세계 최초로 실용화된다. 가미테크(대표 김상선)는 폭 30m, 20타석 규모의 골프연습장 벽면 전체를 초대형 스크린으로 만들어 여럿이 함께 경기하는 일명 ‘멀티스크린 골프’를 개발했다.

 이 회사는 초대형 스크린을 구역별로 나눠 여러 대의 프로젝터를 투사시켜 HD급을 훨씬 능가하는 고해상도와 밝기를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가미테크는 한차원 높은 현실감을 제공하는 멀티스크린 골프장을 연말까지 100곳 이상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스크린골프의 약진은 V스포츠 시장을 확산하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V스포츠의 잠재력을 인지한 기업들이 골프 외에 야구, 농구, 마라톤 등에도 VR기술을 결합시키며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 대기업 최초로 스크린 골프 시장에 뛰어든 KT(대표 남중수)는 새로운 V스포츠 게임으로 달리기(사진), 사이클, 야구, 사격 등을 개발하고 있다. 경찰에서 사용하는 모의사격 훈련게임, 유명야구장과 투수 동작을 똑같이 재현한 야구게임을 보급해서 새로운 콘텐츠 시장을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KT의 한 관계자는 “고성능 프로젝터와 HD급 영상기술의 보급에 따라 가상공간에서 스포츠를 체험하는 레저시장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면서 “스크린골프의 성공사례처럼 여타 V스포츠도 한국이 가장 트렌드를 선도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Posted by Redvir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