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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게이트·런던(한빛소프트·플래그십 스튜디오) /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넥슨·벨브) / 피파온라인(네오위즈·EA)


피파 온라인 1월 매출 15억

화려한 그래픽으로 중무장

비싼 로열티 지불 우려도

한국의 온라인 게임 기술과 미국의 다양한 게임 콘텐츠가 힘을 합친다면? 침체됐던 국내게임계에 한·미 합작으로 만들어진 대작들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내로라 하는 개발사들이 함께 개발한 온라인게임들이 연일 대박행진을 이어 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게임업계는 새 시장을 개척할 돌파구로 한·미 연합 모델에 주목하고 있다.

■실적으로 말하는 한미 연합 게임

최근 게임업계에 출시된 한·미 연합게임은 3개종이다. 네오위즈게임즈와 EA가 공동개발한 축구 온라인게임 '피파 온라인'이 먼저 나왔고 이어서 한빛소프트와 플래그십스튜디오의 온라인 역할수행(RPG) 게임 '헬게이트:런던'이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넥슨과 밸브의 온라인 1인칭 슈팅게임(FPS)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 이 선보였다.

이들은 모두 서비스 직후 동시접속자수가 10만명 이상을 기록하며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2006년 공개서비스를 시작한 피파 온라인은 최고 동시접속자가 18만명에, 2008년 1월 매출이 15억을 넘는다. 헬게이트런던 역시 2월 현재 동시접속자가 10만명으로, 올해 출시된 게임 중에서 가장 높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은 아직 시범서비스 중이지만, 첫 비공개서비스 당시 17만명의 게이머가 몰렸다. 현재 진행중인 시범서비스는 동시접속자 수가 3만명 정도. 동시접속자수 2~3만명 이상이면 '대박'으로 치는 최근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모두 돋보이는 수치다.

■콘텐츠는 미국, 온라인은 한국

세 작품은 모두 미국 게임업체의 세계적인 히트작을 바탕에 두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피파 온라인은 EA의 대표 스포츠 게임인 '피파' 시리즈를 원형으로 하고 있다.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의 원형 역시 밸브의 세계적인 히트게임인 카운터스트라이크다.

헬게이트런던의 경우는 일단 독립된 작품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히트 RPG 게임인 '디아블로'를 만든 빌 로퍼 플래그십 스튜디오 대표가 개발을 맡은 만큼 디아블로를 비롯해 빌 로퍼가 개발했던 전작들의 요소를 대거 도입했다.

이 때문에 새로 탄생하는 한·미 합작게임은 원작의 명성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도록 설계된다. 예를 들어 피파 온라인은 온라인 축구게임으로는 유일하게 국제축구협회의 라이센스를 획득, 전세계 24개 리그, 37개국 국가대표에 소속된 2만 여명의 선수들이 실제로 등장한다. 기존의 피파 시리즈와 동일하게 루니, 박지성 같은 축구 스타들을 자신이 직접 플레이할 수 있다.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은 역시 원작에서 느낄 수 있었던 시원한 타격감(총쏘는 느낌)과 다양한 전략을 충실히 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그리고 한국 게임업체들이 10여 년간 쌓아온 노하우는 온라인에서 이 같은 '재현'을 가능케 하고 있다. 수만명이 동시에 접속해도, 원작에 비추어 그래픽이나 게임성이 전혀 떨어지지 않는 게임 화면과 음향을 구현하고 있다. 또 온라인 게임의 특징인 지속적인 업데이트도 한국 업체들의 '강점'이다.

그 결과 게이머들은 자신들이 오프라인으로 즐겼던 게임을 온라인에서 무수한 다른 게이머들과 대전할 수 있게 됐다. 게임업체 역시 만족스럽다. 한국 게임업체는 새 시장을 개척할 콘텐츠를 얻고 미국 게임업체는 자사 게임들이 온라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됐다. 실제로 EA가 최근 한국에 게임 스튜디오를 세운 것도 피파온라인의 성공을 통해 한국에서 새로운 형태의 게임 개발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얻었기 때문이다. 한빛소프트의 김영만 회장은 "헬게이트런던의 개발진은 한빛소프트 개발진과 함께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호흡하는 방법을 체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척박한 게임시장의 돌파구인가

한·미 온라인 합작 게임의 성공에 대해 게임업계는 일단 긍정적인 반응이다. 공동개발을 통해 미국 게임 업체의 노하우도 익히고, 미국 게임업체들의 다양한 게임 콘텐츠를 활용해 새로운 온라인 게임의 가능성도 타진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미 공동 개발의 어두운 면도 지나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지금 당장은 수익을 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온라인 게임 기술이 유출될 우려가 있으며 해외 업체에 국내 시장이 잠식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외산 콘텐츠에 의존하게 될 경우 국내 게임업계는 비싼 로열티를 지불하면서 외산 게임을 온라인화하는 '하청기지'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

넥슨 관계자는 "외산 게임업체와 제휴는 국내 게임업계의 발전에 있어 거쳐야 할 하나의 과정"이라며 "하지만 외산 게임을 단순히 온라인화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원작을 뛰어넘는 새로운 상품을 탄생시켜야 한국 게임산업이 한걸음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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